Long weekend가 끝나고 일주일이 시작되던 15일 화요일 아침. 예원이가 아침에 학교 수영 트레이닝이 있어 아침 7시까지 수영장으로 가야하는 날이었다. 요즘 새벽에 일어나 혼자 아침시간 보내는 루틴을 만드느라 애쓰는 중인 딸이 그 날은 방에 들어가니 침대에 넋을 놓고 기운이 빠져 앉아 있었다. 무슨 일인가 물어보니 목이 매우 아프다고... 순간 '아... 올 것이 왔구나!' 바로 학교 스포츠 코디네이터 선생님에게 수영 못 간다고 이메일을 보내고, 학교에도 결석 알림을 보내고 자고 있는 남편까지 깨워 후다닥 준비해서 6시 반에 빅토리아 파크에 있는 Test site로 가서 검사를 받았다. 그리고 오후 4시 쯤 결과가 왔는데 나랑 남편은 음성, 예원이는 예상대로 양성이 나왔다. 아... 이 몹쓸 바이러스가 우리집에도 왔다. 

예원이의 제일 큰 증상은 목이 많이 아프다고 했고, 확진 받은 화요일 밤에는 열도 38도가 넘게 오르고 힘들었는지 밤에 누워 책 보는 걸 그냥 얼른 자라고 재웠는데 애가 거의 기절 상태였는지 그 날 밤에 어떻게 잠자리에 들었는지 기억을 못 한다. 어쨌든 다행인 건 열은 딱 그 밤 한번 고생시키고 바로 정상 체온으로 돌아왔다. 다음 날은 목이 계속 아프고, 기침과 콧물이 나고 끈적한 가래가 계속 나왔는데 그 증상들도 하루 지나니까 훨씬 나아졌다. 하루하루 계속 조금씩 나아지더니 오늘은 SA health에서 정한 7일 격리의 마지막 날인데 목도 어제부터는 안 아프단다. 다만 목감기 끝나갈 때 쯤 목이 건조에서 나는 기침 정도가 아직 남아 있어서 학교는 목요일부터 보낼까 하는 중이다. 증상이 계속 있던 지난 주 목요일 오전에는 수학 시험도 있었고, 이번 주 화,수,목 계속 시험이 있어 아픈 와중에 쉬지도 못하고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애를 쓰는 걸 보니 많이 안쓰러웠다. 

어른도 아니고 아이가 아픈데다 아이 시험이 줄줄이 있는 기간이기까지 해서 ,에라 모르겠다 백신도 세번 다 맞았는데 옮으면 그냥 앓지 뭐, 하는 마음으로 집 안에선 그냥 평소랑 똑같이 생활했다. 당연히 남편이랑 나도 목이 아프기 시작했고 우리도 어제 close contact day 6 compulsory test 받았더니 양성이 나왔다. 남편은 심하진 않지만 목 아픔, 콧물, 열, 몸살, 귀통증까지 거의 대부분의 증상이 있고 (남편도 증상이 제일 심하던 날은 꽤 힘들어하긴 했음), 나는 목 아프고 가래가 좀 나오는 게 다다. 다행히 열도 없고. 오늘만해도 아침보다는 지금 목이 덜 아픈 걸로 봐서 나도 증상은 꽤 빨리 가라 앉을 것 같은데 남편이 어떨지 모르겠다. 

현재 상황에서 외부 활동을 제일 활발히 하고 있는게 아이라서 우리집에 코로나 환자가 나온다면 아마 예원이가 시작이겠거니 했는데 정말 그랬네. 그래도 세 식구 모두 살짝 독한 감기 정도로 앓고 지나가고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싶다.  

그래도 두번은 안 걸리면 좋겠구나. 격리 끝나고 학교 나가도 마스크 꼭꼭 잘 쓰고 다니라고 신신 당부해야겠다. 

망할 역병아 얼른 좀 가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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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진짜 돌아버릴 것 같은 날이다.

이 곳 시간으로 새벽 4시쯤 잠이 깨서 결과 확인하고는 계속 약간 멍 때리는 상태. 탄핵하고 딱 5년만에 저 쪽에 정권이 다시 갈 판이니 5년간 참 못한 일도 많고 악재도 많았구나 싶기도 하지만 그간 당선된 후보가 했던 어처구니 없는 발언들을 생각하면 아무리 그래도 저기 표를 주고 싶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화악~ 화가 올라오기도 한다.

한번도 행정가로써의 능력이 검증된 대통령이 없었어서 시장도 도지사도 잘 했던 이재명이 대통령을 하면 어떤 행정부가 될지 궁금했는데 그걸 못 보게 된 것도 아쉽다. 그리고 혐오가 컨텐츠의 모든 것이었던 세력이 이겼다는 사실은 절망적인 느낌까지 들게 했다. 앞으로 한국 사회는 어떤 길로 가게 될지...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하네. 

어쨌든 당선된 전직 검사놈은 압도적인 차이가 아니라 박빙의 차이로 이겼으니 손에 쥔 권력을 많은 이들의 우려처럼 마구 휘두르지는 말길. 적어도 나머지 반의 눈치 정도는 봐 주길. 지금의 내 걱정이 그저 기우였다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하는데 사실 앞으로의 5년은 안 봐도 뻔하다 싶은 생각이 지배적이긴 하다. 오바마 이후 트럼프의 미국이 4년 만에 얼만큼 망가지는지 봤는데 심지어 한국은 5년. 열 받아서 쌍욕을 시전하는 남편 옆에서 고인물이 다 썩어버릴 때까지 바꿀 줄 모르는 주변국들 보다는 우리가 나은 거라고 해야하나 하며 스스로를 열심히 달래려하고 있는 중이다. 투표권이 없어 투표도 못한 우리가 이럴진대 한국에서 적어도 저런 후보가 대통령 되는 건 못 보겠다는 마음으로 한표씩 행사했을 내 지인들 기분을 어떨까 싶기도 하다. 

부디 우리 모두 이 우울을 빨리 극복할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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