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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일주일만에 맑은 날이다. 올 겨울은 지난 몇 번의 겨울과 비교하면 제법 비가 많은 편이다. 애들레이드는 원래 여름은 해가 짱짱하게 뜨겁고 마른 날들의 연속이고 겨울이 우기인데 지난 몇년 동안은 계절에 상관없이 참 가물었는데 올 겨울은 그래도 비가 꽤 자주 오는 편이라 다행이다. 작년에 호주를 휩쓸었던 산불을 생각하면 사실 땅이 더욱 더 흠뻑 수분을 머금고 있으면 좋겠다. 자주 내리는 비 덕분에 차는 세차하면 바로 또 더러워지고 다시 세차하고 그러다 그냥 귀찮아서 비 그치면 할란다 하고 포기하는 상태이지만... 사실 난 비 오는 것도 좋고, 더운 것 보다는 추운게 좋으니 나는 여름보다는 겨울이 좋다. 다만 우리 딸이 겨울이면 늘 감기에 피부 트러블 때문에 고생을 해서 매년 걱정이었는데 올해는 때아닌 역병이 돌아 수영도 쉬고, 대부분의 competition 일정들이 취소되는 바람에 덜 피곤해서 그런지 아직까지는 잘 지내고 있는 편이다만 다음 달부터 수영을 다시 시작해야해서 감기 조심시켜야겠다고 다짐 중이다. 어쨌든 예원이도 평소같으면 일주일에 3-4번씩 저녁 수영을 하고 집에 오면 학교 숙제에 다른 대회 준비 등등에 치여 살다가 요즘은 학교에서 바로 집에 와 숙제하고 그날 그날 본인이 정한만큼 공부하고도 매일 한시간 정도씩은 읽고 싶은 책을 읽을 시간을 낼 수 있으니 그건 좋아한다. 그치만 하루 빨리 수영은 좀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

암튼 어쩔 수 없이 집에 많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밖은 비가 오고 추우니까 집 안에서 책이나 읽으며 소일하기 꽤 괜찮은 시절이다. 이렇게라도 긍정의 기운을 담아야 이 역병의 시절을 잘 버텨낼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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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호주는 코로나 확진자 수가 나오지 않은지 한달 가까이 되어가는데 여전히 뉴사우스웨일즈와 빅토리아는 매일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호주 전체가 두달 가까이 국경은 물론 각 주의 경계도 꽁꽁 닫고 있다가 남호주 주정부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WA, NT에서 드나드는 경우는 2주 자가격리 없이 자유롭게 왕래하는 걸로 제한을 풀고 퀸즐랜드 주정부와는 협의 중이라고 발표를 했다. 그랬더니 빅토리아 주지사가 공식 브리핑에서 “I don’t want to be offensive to South Australians but why would you want to go there?” 이런 말을 했단다. 이 말을 했다는 기사를 보고 어찌나 웃었는지.... ㅋㅋㅋㅋㅋ 빅토리아는 노동당, 남호주는 자유당이 정권을 잡고 있으니 좀 더 날선 발언을 했겠다 싶은 마음도 있지만 너무 생각없이 내지른 말이었지. 저 주지사가 하고 싶었던 말의 포인트는 내 잘 알겠으나 대중 정치인이 공식 브리핑에서 기자들 앞에 세워놓고 할 말로는 너무 수준이 낮지 않은가? 참... 어디나 정치인들은 다 거기서 거긴가 싶다. 심지어 12살짜리 7학년 꼬맹이들도 웃더라. 

 

Victoria's Daniel Andrews scorned by South Australians after border sledge backfires

Premier sparks deluge of anti-Victorian feeling after openly asking why anyone would want to travel to South Australia

www.theguardian.com

우리나라 정치판도 국회 개원한지가 언젠데 아직도 원구성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망할 통합당것들...), 북한은 또 왜 저러며..(니들이 일면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다만 진정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싶다면 제발 선은 좀 지켜라.), 수세에 몰린 트럼프는 또 똘아이 짓을 할까 난 진짜 계속 불안하다. 아... 진짜 내 인생살이도 쉽지 않은데 세상이라도 좀 이치에 맞게 돌아갔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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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전 수요일 아침에 예원이 데려다주고 오는 길, Pool ave.에서 Muller rd.로 들어오는 인터체인지에서 오고 있는 차가 꽤 멀리 있길래 좀 급하게 진입했는데 하필 뒤에 오고 있던 차가 경찰이었다. Stop하고 보고 들어온 거라고 그랬더니 Solid stop이 아니었다나 그래서 벌금 맞았는데 어제 확인해보니 그게 무려 509불이다. 진짜 뚜껑이 열리고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 내 피같은 생돈 509불.... 뭐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이 속이 쓰리는데 이 기분도 언젠가 좀 지나가려나.... 호주가 범칙금이 워낙 센 나라이긴 하다만 그게 509불이나 낼 일인지 진짜 모르겠다. 암튼 앞으로 더 살살 신중하게 운전하고 다녀야지. 절대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아... 생각할 수록 부르르~~~~

이래저래 여럿이 열 받게 하는 요즘이네. 진짜 확 들이 받고 싶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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