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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더 어릴 때는 주로 집이나 플레이 카페, 공원에 데리고 모여 플레이데이트를 했는데 7학년 되더니 그 패턴도 꽤 달라졌다. 올해는 COVID-19 때문에 첫 방학에는 집에만 콕 박혀 있었지만, 남호주 상황이 좀 나아진 뒤로는 주로 쇼핑몰에서 시간 정해 만나 엄마들은 근처 카페에서 차 한잔씩들 하고 기다리고 애들은 애들끼리 주변을 돌아다니며 쇼핑도 하고 이것저것 군것질도 하면서 놀거나, 저녁 먹으러 다같이 밖에서 만나 노는 걸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어제도 만나서 저녁 먹고 실컷 놀다 헤어짐. 다음 주에는 다른 학교로 전학 간 미아랑 만날거라고 하니 이번 방학 catch up은 거기까지만... 2주 반동안 세번이면 충분하다 딸아... 

term 1,2 성적표가 나왔는데 이번 semester도 잘 받아왔다. 9과목 중에 A+가 5개, A가 3개, A-가 한개. PE가 A-였는데 term2에 축구를 하다보니 좀 힘들었단다. 난 예전에 정말 체육 못했었는데 얜 타고난 운동신경은 없지만 어릴 때부터 수영이랑 넷볼을 열심히 시켰더니 나만큼 엉망은 아니다. 본인은 어쨌든 B가 아니라 A라 천만 다행이라나. ㅋㅋㅋ 오히려 그것보다 과학을 A+ 못 받아 아쉬우시다길래 3,4학기에 열심히 해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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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토리아가 다시 확진자가 폭발하고 있어서 거긴 다시 lock down에 들어갔다는 얘길 들으니 남호주도 다들 사람들이 너무 느긋하지 않나 싶은 걱정도 들고 그렇다. 여긴 확진자가 안 나온지 꽤 지났고 며칠 전에 3명 나온 건 인도에서 입국해서 다른 도시에서 격리중인 사람들이라 (예를 들어 멜번에서 격리 중이라도 확진자들이 애들레이드 사람들이면 남호주 확진자로 집계된다) 현재 상태는 제법 안전하다고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한 곳만 삐끗해도 순식간에 퍼져서 사실 좀 걱정이다. 

3개월 넘게 세식구가 모여 같이 저녁을 매일 먹으니 나름 메뉴도 공들여 준비하고 아무래도 저녁 먹는 시간도 조금 늦어지고 그랬는데 그러다보니 다들 살이 쪄서 누구 말마따나 세 식구 모두 '확찐자'가 되어 버렸다. 예원이는 게다가 수영장도 닫고, 학교에서 하던 스포츠들도 다 올스톱이라 운동을 안해서 애가 아주 튼실해졌다. 식욕은 왕성하고 호르몬은 폭발하는 시기에 있으니... 이번 달부터 수영 시작해서 열심히 좀 하고 먹는 것도 좀 조절을 시키려는 중. 다시 시작하고 첫날 다녀오더니 오랜만에 수영하니까 평소에 warm up으로 하던 정도도 힘들더라나. 트레이닝 시작할 때 400m IM이나 자유형으로 웜업을 하는데 그거 하고 숨이 헥헥 차더란다. 열심히 체력을 끌어올려보거라.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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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시간이 가는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매일 아침마다 추워서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은 이 계절이 지나면 좀 따뜻해지나 싶다가 무지막지하게 더운 여름이 또 올테고... 그 계절을 견디다 보면 다음 해가 되어있거나, 혹은 아이 학교 학기에 맞춰 내 시간도 같이 흘러가다 보면 한 해가 훌쩍 지나가 있거나 그런 식이다. 뭐 한게 있나 싶은데 한 해가 훌렁훌렁 지나가 버린다 싶으니 어느 순간에는 매우 상투적인 비유지만 정말로 손에 쥐고 있는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줄줄 흘러내리고 막상 손에 남은 건 얼마 없는 기분이다. 결국은 매일매일 열심히 사는게 제일 중요한데 아주 가끔이지만 괜히 멘탈이 저 바닥으로 내려갈 때도 있고... 40대 중반에 사춘기도 아니고 왜 이러나 싶다가 맞다... 갱년기가 멀지 않았네... 그랬다. 뭐 세월 가는 건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그걸 어떻게 쓰는지는 모두 다르겠지만. 쳐지지 말고 빠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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