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호주 오고 얼마 안 되어 사서 거의 15년 넘게 잘 사용하고 있던 쿠진아트 시트러스 주서가 부서져 버렸다. 안그래도 시트러스 말고 이것저것 다른 과일과 채소로 건강 주스도 좀 만들어 먹고 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수명이 다했길래 눈독 들이고 있던 주서들을 이것저것 좀 봤다.

헌데 어떤 건 본체가 너무 거대해서 이렇게 본격적인게 과연 필요할까 싶고, 코스트코에는 Kuving 제품이 두 가지 있었는데 (한국 브랜드인 것 같은데 확실치 않음) 하나는 500불 정도, 다른 건 700불 가까이 하고, 여기저기 다른 곳들에는 휴롬도 있었는데 얘들도 대부분 600-800불까지 했다. 주스 좀 만들어 먹자고 이 돈을 들여 사는게 좀 그래서 고민하고 있었는데 지난 번에 코스트코에 갔더니 Nutribullet 제품이 들어와 있었고 가격은 289불!! 가격도 이 정도면 나쁘지 않고 디자인도 맘에 들어서 찜 하고 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리뷰도 좀 찾아보고 세일 좀 하면 사야겠다 맘을 먹고 있었다.  코스트코는 교환 환불 제도가 너무 편해서 사 보고 맘에 들게 잘 안된다 싶으면 환불하기도 쉬워서 사용해 보지 않는 제품은 여기서 사면 맘이 좀 편하다. 물론, 여태 그렇게 교환해야 했던 제품은 한번도 없었지만 어쨌든 사람 심리가 좀 그런 듯.

히히... 헌데 이번 카달로그에 40불 세일이 딱 떴길래 월요일에 얼른 가서 집어 왔다. 와서 주스 내려 봤는데 완전 맘에 쏙 든다. 예원이가 하도 아침 잠이 많아 매일 아침을 학교 가는 차 안에서 간단하게 토스티나 삶은 계란으로 먹는 경우가 많은데 아침에 3-4가지 채소랑 과일로 주스를 내려 한잔 같이 먹이니 내 맘도 얼마나 편한지 모르겠다. 사실 애초부터 처음 주서를 사야겠다고 생각한 이유의 80퍼센트는 바로 예원이 아침 때문이었다. 산 김에 우리 부부도 해독 주스 같은 것도 좀 만들어 먹어야겠다 싶은데 남편이 자긴 괴롭히지 말아 달라고.... ㅋㅋㅋ 

또 하나의 매우 만족스런 소비였다. 명을 다 한 시트러스 주서 만큼 오래오래 쓰면 참말 좋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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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대통령 선거 후유증으로 온 식구가 망할 바이러스에 점령당했던 사태로... 몸도 마음도 정상이 아닌 상태로 한 달을 보냈다. 선거의 후유증은 생각보다 길었고 덕분에 책은 손에 잘 잡히지도 않고 좀 읽어볼까 하고 잡고 앉으면 눈은 글자를 읽고 있는데 내용은 하나도 안 들어오는 그런 상태로 한달을 꼬박 보냈다. 격리 끝나고 밖에 좀 나다니기 시작하면서 좀 나아진 듯. 역시 사람은 바깥 공기도 쐬고 좋든 싫든 다른 이들 삶과 부대껴야 에너지가 생기나보다. 이래저러 읽은 책이 세 권. 읽고 나면 바로 다이어리에 뭐라도 끄적여 뒀어야 하는데 그것도 못 했더니 짧게나마 남겨둘 말도 없네.

한강, <채식주의자>

두 달 사이 한강의 작품 네개를 몰아 본 후 든 생각은 이 작가는 집단이 가하는 것이든, 개인이 가하는 것이든 폭력이 한 인간의 삶에 얼마나 끔찍한 상처를 남기고 또 하나의 인생을 망가뜨려버리는지 그것에 대해 가장 크게 소리내어 말하고 싶은게 아닌가 한다. 읽으면서도 힘들었고, 읽고 나서도 여운이 정말 오래 남았던 책이다. 지금도 어느 곳에서 행해지고 있을 무심하고 잔인한 폭력이 사라지길.....

 

롤런드 메룰로, <수상한 휴가>

영화로 잘 만들면 꽤 재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책 소재가 일단 기발하기도 하거니와 읽다가 멈추고 한번씩 내 생각은 어떤가 되집어 보는 부분들도 많아서 다른 시기에 읽었다면 더 재미있게 읽지 않았을까 싶다. 나중에 다시 한번 빌려다 봐야지.

 

 
파울로 코엘료, <아처>

역시 나에게 코엘료는 그냥 남들한테 매우 유명한 작가. ㅎㅎㅎ
이상하게 예전부터 그랬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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