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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까지도 솜이불을 덮어야 할 정도로 쌀쌀하던 날씨가 드디어 좀 여름 날씨 답게 기온이 올라가고 있다.
더운 거 별로지만 그래도 계절에는 좀 어울리는 날씨여야지...
남호주 Riverland라는 지역은 이상기온 때문에 이 시기에 홍수가 나서 난리던데...
몇 년간 가뭄에 시달려서 여기저기 재앙에 가까운 산불이 계속되더니 올해 겨울은 춥고, 비도 너무 많이오고 그랬다.
겨울에야 그렇다 치겠는데 너무 늦게까지 그러니까 걱정이 되는 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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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은 꾸역꾸역 버티며 보냈던 4학기를 보상받기라고 하려는 듯
방학하고 열흘 정도의 시간을 여유만만하게 보내고 있는 중이다.
보고 싶은 걸 참고 버티던 Wednesday도 방학한 다음 날 바로 끝까지 정주행을 했고,
도서관에서 책도 이것저것 빌려다 읽고, 늦잠은 기본이고 평소에는 절대 안 자던 낮잠도 가끔 자고...
물론 그 와중에 매일 챙겨서 공부도 하는 것 같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잘 쉬고 있는 중. 
어제 오전에 SACE 결과가 나왔는데 한 과목은 좀 아쉽고, 한 과목은 기대했던 만큼 나온 모양이다.
내가 생각해도 9학년이 12학년 과목을 해서 받은 성적이라는 걸 생각하면 꽤 잘 했다.
이제는 10학년, 진짜 고등학생이 되니까 성적 관리에 좀 더 심혈을 기울여 보시겠단다. 
집에서 차로 5분 정도, 걸어서도 갈 수 있는 거리에 애들레이드에서 제일 큰 교재, 문구 서플라이어가 있는데
방학동안 Summer job을 해 보겠다며 지난 주에 일을 시작했단다.
casual job이니까 일주일에 2-3일 정도 일 하면 되겠구나 생각해서 우리도 그래보라고 했던건데
막상 가 보니 주 5일을 9 to 5로 일을 해야 한다고 해서 그냥 그만 두기로 결정했다.
내년에 accelerate 하는 과목이 12학년 과목 3개에 11학년 과목 1개 이렇게 네 개라
방학때 나름 내년을 위해 준비할 것들이 꽤 많아 시간을 그렇게 쓰기는 너무 아깝다는 걸 깨달은게지.

실은 내심 다행이다 싶다.
작년부터 벌써 친구들은 벌써 다 일 하고 돈도 버는데 엄마 아빠는 왜 자기를 일을 못하게 하냐고 투덜거렸었다.
이것저것 하는게 많아서 지금도 시간이 빠듯한 애가 일은 무슨 일이냐고 해도 귓등으로도 안 듣길래
그럼 15살 되면 레쥬메 넣어봐라 했던 건데 막상 가서 일을 해보니 이게 아니구나 싶었나보다.
남의 돈 버는게 뭐 그리 쉬운 줄 알았더냐?! ㅋㅋㅋ 
결국 며칠 일 해보고 나더니 우리가 잔소리하고 설득할 필요도 없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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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알고 지내는 언니의 전화를 받았다.
남편이 금요일에 Brain Tumor 제거 수술을 받는다는 소식을 전하는 전화였는데
전화 받고 내내 마음이 오르락 내리락 그러고 있는 중이다.
마흔이 넘으면서 늘 하는 생각이었지만
남편도 나도 아이도 건강이 제일 중요하니 늘 방심하지 말고 잘 관리해야겠다 다시 한번 다짐도 해본다. 
결국 타국에 이민 와서 자리를 잡느라 몸도 정신도 다 갈아넣고 버티는 생활을 했는데 
건강이 안 좋아지면 그게 다 무슨 의미인가 싶기도 하고... 괜시리 울적하네. 날씨 때문에 더 그런건지....
모쪼록 수술 잘 받으시고, 회복 잘 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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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 진짜진짜 오랜만에 한국에 좀 다녀올까 계획 중이다.
예원이가 한국에 너무 가고 싶어하는데 올해는 남편이 회사를 옮긴지 1년도 안 되어서
긴 휴가를 바로 낼 수 없는 입장이라 내년에 가기로 결정했다.
별 변동사항이 없는 이상 11월 말 즈음에 가서 남편은 4주 후에, 예원이랑 나는 1월 중순쯤 돌아오려고 생각 중이다.
거의 8년 만이다.
중간에 우리도 한번 가고 부모님도 한번 오시려고 했는데 망할 팬데믹 때문에 전부 취소되다보니...
이번에 가면 가족들 만나는 시간 외에는 아이 원하는데 맞춰 다니려면 아마 거의 여행객모드로 다니게 될 듯.

바이러스에 시달리며 시작한 2022년이었지만 어쨌든 무사히 잘 마무리 하는 시점에 와 있고,
물론 한국 대선때문에 멘탈이 크게 손상되긴 했지만...(요즘 스트레스 받아서 뉴스 아예 안 보고 살고 있음 ㅜㅜ)
내년도 그저 무탈하게 온 가족 일상에 큰 흔들림 없이 그렇게 잘 지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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