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꼭 봄날 마냥 밝고 화사하더니 오늘은 또 잔뜩 흐리고 바람이 분다.

오랜만에 집에 혼자 있으면서 청소 깨끗하게 해 놓고 한결 산뜻해진 기분으로 블로그를 열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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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는 감기로 지난 주 내내 학교도 못 가고 집에 있었다.

컨디션도 안 좋았지만 시국이 시국인지라 감기 기운 달고 학교 보내기가 좀 그래서 일주일 내내 안 보냈다.

아직 100% 괜찮아지지 않았지만 이번 주에는 다시 등교하기 시작했다.

기침은 아직 좀 하는 것 같은데 눈에 띄게 피로로 힘들어하는 기색은 안 보여서 좀 나아지긴 했나보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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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일부터 샘물이 회사를 옮겨서 다시 회사로 출퇴근을 하기 시작하면서 나는 나 대로 또 생활 패턴이 달라졌다.

샘물은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19년 3월 말 이후로 거의 재택근무를 했다.

2021년까지는 꼭 대면 회의가 필요한 경우를 제외한 날이면 100% 재택근무를 했고

올해 들면서 주 2-3일 정도 회사에 가고 그마저도 안하고 재택으로 근무하던 주도 많았었다.

남편이 집에 있다고 딱히 손이 많이 가는 사람도 아니라 크게 달라졌다는 생각을 못 하고 있었는데

주 5일 출근을 하기 시작하니까 그때서야 '아...오롯한 내 시간이 생겼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걸 보면 그간 신경이 아주 안 쓰였던 건 아닌가보다. 하긴 화상회의나 통화를 하면 나도 조용히 해 주고 좀 시끄러울까봐 집안 일도 시간을 좀 조정하고 그랬었는데 그게 나도 모르게 좀 불편했나 보다.

월요일부터 금요일 8시반부터 3시반까지 약 7시간 동안 운동, 공부, 집안일, 차 마시면서 책읽기, 글쓰기, 영화 보기 등등... 내키는 시간에 내 맘대로 하는 게 굉장한 해방감을 준다는 걸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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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때 엠마가 5월에 써서 낸 ANZAC Spirit School Prize가 인터뷰 대상에 뽑혔다고 연락이 왔었다.

원래 7월 23일인가에 인터뷰가 잡혔다가 심사위원들이 코로나에 걸려 연기되었는데

지난 주 금요일 오후에 다녀왔고 뽑혔다.

ANZAC Spirit School Prize는 매년 9,10학년 학생들 대상으로 하는 History competition인데 1차 혹은 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남호주 인물들을 선택해 에세이를 써서 내면 20명 정도 뽑아 fully funded study trip을 보내준다.

원래 베트남 여행을 간다는데 코로나 때문에 작년에는 다윈으로 다녀왔고 이번에도 내년 4월에 다윈에 간단다.

베트남 못 가서 좀 아쉬워 하긴 하지만 사실 아직 다윈도 못 가본 곳이고 무엇보다 스터디 트립이라 좋단다.

본인이 성취한 일이니 그 보상도 한껏 즐기고 돌아오면 좋겠다.

누굴 닮은 건지 모르겠지만 욕심도 많고 적당히가 없이 신기할 정도로 참 뭐든 열심히 하는 따님.

대견하고 기특하긴 한데 지칠까봐 늘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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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를 시작해야겠다.

작년에 뺐던 살이 고스란히 다시 올랐고 내 생일 즈음 부터 입이 터져서 그걸 틀어 막는게 보통 일이 아니다.

요 몇달 운동도 살살 땡땡이를 치기도 했고...

운동 꾸준하게 하고, 칼로리 낮고 건강한 음식으로 챙겨 먹고 그래야겠다.

꼬오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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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리고... <헤어질 결심>!!!

기대 많이 하고 봤는데 정말이지 기대 이상이었다.

이 영화를 극장에서 보지 못한 것이 올해 가장 아쉬운 일 중의 하나다.

마지막 장면은 특히 극장에서 보면 엄청나다던데...

처음 영화 봤을 때도 마지막 장면에서 2시간 넘는 시간 내내 차곡차곡 쌓인 감정이 진짜 파도처럼 다 밀려와서 쉽지 않았건만.... 극장에서 보면 대체 어떨까?!

두 번 봤는데 앞으로도 여러번 또 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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