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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중순 쯤부터 한달이 넘게 꼭 필요한 외출을 제외하고는 집콕 모드로 지내고 있다. 재택근무, 온라인 수업... 컴퓨터와 인터넷만 바쁘다. 예원이도 다음 주가 개학인데 2학기는 아예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된다고 학교에서 메일이 온 상태이다. 그래도 그나마도 평범하게 할 수 있는 일상이라고 아이는 다음 주 월요일을 손꼽아 기다린다. 좋아하는 수영을 못하는 것 때문에 좀 스트레스를 받아 하는 것 같지만 그것 말고는 차분하게 잘 보내고 있다. 종일 책상에만 앉아 있어서 억지로 불러 내야 하는 걸 제외하면...
몇십년 뒤 아이들은 2019년 연말에서 2020년에 이어지는 이 시기를 역사책에서 중세 유럽의 페스트 창궐 사태처럼 배우게 되겠다 싶다. 바이러스도 무섭지만 그로 인해 불 붙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아시아 인에 대한 노골적인 인종차별 현상도 걱정이다. 이곳 뉴스에서도 심심치 않게 그런 사건들이 보도되고 있는 걸 보면... 한번 불 붙은 누군가에 대한 차별과 혐오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는 사실을 역사속에서 너무 많이 보아 왔으니까. 호주는 Lock down 이후 확진자 증가세가 확실히 안정기에 접어들기는 했는데 언제까지 이렇게 꽁꽁 닫아걸고 살겠다는 건지 모르겠다. 아직 치료제도 백신도 없는 상태에서 현재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국경을 열면 다시 감염자가 늘어나는 건 시간문제일텐데.... 걱정이다. 살다보니 참 별 일을 다 겪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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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와중에 내 나라 한국에선 총선까지 치뤘다지. 선거 개표하는 밤 새벽까지 결과가 궁금해서 잠도 못자고 유튜브로 개표방송 생중계를 다 보고 잤다. 거대 양당의 꼼수 위성정당 만들기 등등... 맘에 안드는 일 참 많았다만 어쨌든 망해 없어져야할 극우정당 미통당의 패배로 끝났다지만... 그 정당 정체성을 생각하면 103석도 너무 많다. 미통당은 극우 세력으로 쪼그라들어 한줌의 세력으로 줄고, 민주당이 제 정체성에 맞게 보수 정당의 자리에 있고 정의당 녹색당의 진보 정당들이 민주당과 경쟁하는 내가 바라는 정치 지형으로 바뀔 가능성은 정말 없을까? 혹시 수구정당의 의석이 하나라도 늘어날까 싶은 마음에 정의당, 녹색당에 주고 싶은 지역구 표를 민주당 후보에게 내어주지 않아도 되는 그런 세월은 오긴 할까? 내 나이 70-80에도 좋으니까 그런 한국 정치구도 한번 봤으면 참 좋겠다.

누가 그 놈들 원래 그런 놈들 아니랄까봐 총선 끝나자마자 긴급재난지원금에 대해 말 바꿨다지? 뭐... 놀랍지도 않다. 대한민국 암덩어리들....

조금 전에 한국 선거가 조작이니 도와 달라는 청원을 백악관 청원 사이트에 올린 자가 있다는 기사를 봤다. 진짜 가지가지 한다. 세상 한심하고 무지한 종자들... 니들이 마시는 공기가 아깝고, 니들이 먹는 쌀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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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타임즈에 실린 철탑 고공 농성중인 노동자 김용희 씨의 이야기.
https://www.nytimes.com/2020/04/19/world/asia/samsung-tower-protest.html

‘My Last Stand’: In South Korea, a Protester’s Lone Fight Against Samsung

Kim Yong-hee has been ​staging sit-ins and hunger strikes at the top of an 82-foot-tall traffic camera tower overlooking the busiest intersection in Seoul — for more than 300 days and counting.

www.nytimes.com

한국 사회에서 삼성은 언제까지 누구도 건드릴 수 없는 성역으로 군림할 것인가?!!!!
내가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에 대한 인간적 존경심과는 별개로 참여정부를 마음을 다해 지지할 수 없었던 바로 그 이유.
오늘의 삼성을 만드는데 참여정부의 공이 참 크다.

기사를 읽어내리다 보니 큰 돌덩이가 하나씩 얹혀지는 기분이다. 1970년대나 2020년이나 한국사회에서 재벌 기업과 노동자의 관계는 사실 그리 달라진 게 없는것 같다. 모든 민주당 정권들이 피를 토하며 반성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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