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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맞이하는 여섯번째 추석.
여긴 날씨가 너무 좋아졌는데 인터넷 뉴스를 보니 한국은 비가 많이 와서 난리란다.
긴 연휴, 반짝반짝 예쁜 가을 날씨였음 참 좋았을텐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으라더니 올해는 그 말이 무색한 추석이겠다.
우리는, 추석을 맞이하야 막걸리를 만들어보고 있음.
아직 발효중이라 완성된 게 아니니 만들었다고는 못하고.
사실 올해도 쌀가루 내서 송편도 예원이랑 같이 만들고 그러려고 했는데
추석이 딱 주중이니 나는 예원이 데리고 킨더짐이며 프리스쿨도 하고 샘물도 퇴근시켜야 하고...
바빠서 주말에 명절에 안 먹으면 서운한 전이나 몇가지 부쳐 막걸리랑 같이 먹을 생각이다.
풍경소리님 블로그에서 처음 보고, 이제 날씨도 좀 덜 추우니 할 수 있을 것 같아 해 볼 마음을 먹었는데
구석에 발효시키느라 박아두고는 어떻게 되고 있나 궁금해서 막 열어 들여다보고 싶은 마음 누르는 게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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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참 좋아졌다.
햇살이 얼마나 따뜻해졌는지 낮에 빨래를 널러 나가면 목덜미에 닿는 햇살이 뜨거울 지경이다.
길고 지루했던 겨울이 드디어 간다.
나는 어릴 때, 겨울을 참 좋아했다.
여행도 겨울에 하는 게 더 좋았고,
겨울 바다도 좋았고,
추운 겨울 밤에 창문을 열면 스며드는 차가운 겨울 공기의 향기를 참 사랑했더랬는데
나이를 먹으니 추운게 점점 싫어지네.
날이 좋아지니 딸은 밖에 나가는 게 너무 신이 나나보다.
내가 쓰레기 버리러, 빨래 널러 나갈라치면 얼른 운동화부터 급하게 찾아 신고는
"엠마도 나갈래~ 예원이도 나갈래~" 이러면서 졸랑졸랑 따라 나선다.
한여름 되어 너무 더워지기 전에 데리고 산책도 많이 다니고 마당에서도 많이 놀아주고 그래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