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가기 전부터 가면 극장 실컷 다녀야지.. 그렇게 마음 먹었더랬으나 절대 그렇게 시간이 나질 않더라구.
처음 한 달 반 정도는 예원이 데리고 매일 매일 돌아다니기 바쁘고, 나머지 시간은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도 만나고 무엇보다 그냥 마트에 장 보러 다니는 거라도 엄마랑 함께 보내는 시간이 너무 좋아서 사실 막상 가기 별달리 따로 시간을 내어 극장에 그리 가게 되지도 않았다. 그러다보니 딱 두편 보고 왔는데 오고 나니 좀 아쉽긴 하다. 그나마 한국영화로 두 편 보고 왔음 좋을텐데 혼자 보는게 아니니 내 입맛에 맞게만 영화를 고를 수도 없었지.

퍼펙트 게임
감독 박희곤 (2011 / 한국)
출연 조승우,양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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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한국에 가 보라랑 밥 한끼도 같이 못 먹고 왔는데 바로 이 퍼펙트 게임 후반 작업할 때 즈음이 내가 한국에 도착했던 때였을게다. 프로듀서다 보니 영화 개봉하고도 계속 정신없이 어제는 부산, 내일은 광주~ 이렇게 바쁘니... 그 와중에 홍대 롯데시네마에서 시사회 할 때 보라가 불러 잠시라도 얼굴은 보고 올 수 있었으니 다행. 나랑 샘물은 재미나게 보고 나왔는데 흥행 성적이 별 재미는 없나보다. 배우들 연기 보는 재미만해도 아주 괜찮았는데... 샘물은 걸음걸이, 제스춰 완벽 재연에 투구폼까지 거의 선동열과 흡사하게 연기하는 양동근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다만.... 영화에서 내내 걸리는 점이라면, 최정원. 흠흠.... 개인적으론 영화에서 하는 일 하나 없는 캐릭터라는 느낌이랄까. -_-;;

암튼, 호평에 일단 본 관객들은 반응도 좋다는데 뒷심 발휘해서 그래도 좋은 성적 내고 영화 내렸으면 좋겠다. 
 
셜록 홈즈: 그림자 게임
감독 가이 리치 (2011 / 미국)
출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주드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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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즈가... 홈즈가 아니야. 홈즈가 아이언맨이 되어버렸다. ^^;;;;;;;;;;;

영화는 별로였으나, 몇 년만에 유진이랑 은희랑 함께 영화보고, 밥 먹고, 쇼핑하고, 저녁에 맥주 한잔 하는 그 날의 그 기분이 너무너무 좋았던 기억으로 오래 남을게다. 몇년 만에 만나도 늘 어제 만난 것처럼 반겨주는 좋은 친구들이 있어서 자주 못 보고 살아도 행복하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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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간의 긴 한국 나들이를 마치고, 금요일 오전 10시 50분 경 아들레이드 공항 도착.
아... 기분이 새삼스러웠다. 이 땅이, 이 공기가, 이 바람이... 왜 이렇게 편안하고 따뜻하게 느껴지는지.
이제 정말 여기가 내 집이 되었구나. 그런 마음이 들었다.

한국에 갔던 첫번째 목적. 예원이가 할아버지 할머니 사랑 듬뿍 듬뿍 받고 왔으면 했던 건 충분히 이뤘고,
우리 딸 한국 말도 엄청나게 늘어서 왔고..-대신 좀 트이기 시작했던 영어는 도로 후퇴. ㅋㅋ 앞으로 열심히..
에버랜드, 롯데월드, 서울랜드.. 아들레이드에는 없는 놀이공원 나들이도 많이 했고,
할머니랑 둘이 어린이 연극도 몇 편 봤고,
나는 석달이나 되니 지난 번에 비해 친구들도 제법 만나고 올 수 있었고,
그 중 하루는 친구들과 아이들 데리고 1박 2일 시간 보내며 놀기도 했고,
그간 연락 못 드린 선생님도 세번이나 뵙고 오고,
극장 나들이 두번. -요거 좀 아쉽다. 한국 가면 극장 많이 가겠다고 맘 먹었더랬는데 시간이 당췌 없었다.
샘물이랑 나랑 밀린 치과 치료 끝내고 왔고...
엄마랑 둘이 얘기도 많이 하고 왔다.

아쉬운 거라면 예원이 데리고 세 식구가 경주 여행 한번 하고 싶었는데
흥~ 극장 한번 가는 것도 시간이 어려웠는데 경주 여행이라니.. 꿈도 꿀 수 없었다.
그건 우리 딸 더 커서 다음에 좀 여유있게 가면 그때나 한번 꼭.. 다녀오고 싶다.

예원이는 집에 오더니 너무 좋아한다.
한국은 너무 춥다나...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자란 예원이한테는 한국 겨울이 쉽지 않았나보다.
하긴, 한국서 30년을 산 나도 샘물도 오랜만이라 그런지 겨울 추위 오자마자 고등학교 때 이후 가장 독하게 감기를 앓았는데 오죽할까...
한국에 가서 할머니 할아버지 만나는 것보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우리집으로 놀러 오시는게 제일 좋단다.

갈 때 17시간, 올 때 14시간. 진짜 멀어도 너무 멀다.
한번씩 다녀오면 날아가는 비행기만 봐도 토나올 것 같어. -_-;;;

암튼,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으니 재미나게 열심히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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