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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 참으로 오랜만에 블로그 글쓰기 창을 열었다. 과연 이 곳은 누구의 블로그인가.............?!!! 로그인 아이디도 한번에 딱 안 떠오르더라는 기막힌 사실. -_-;;;;;
사실 글쓰기 창을 여는 건 고사하고 아예 들어와 보지도 않았다. 그 전엔 비공개 글로 가끔 써 두던 일기도 안 쓴지 오래. 요즘은 폰으로 페북에 간단하게 몇자 끄적거리는데 익숙해졌는지 컴퓨터를 열고 블로그에 보다 시간을 투자해 뭔가 기록해 두는 일을 너무 귀찮아하고 있다는 반성이 들었다. 며칠 전엔 문득 내가 손글씨로 뭔가 제대로 써 본지 얼마나 되었나 생각해보니 그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심지어 쇼핑리스트도 아이폰 메모장에 만들고, 그날 그날의 일정도 다이어리 앱으로, 일기 대신으로 블로그에 뭔가 기록하기 시작한지 벌써 몇년째이고, 편지는 전부 이메일로... 해마다 다이어리를 공들여 골라 1년 동안 정성스레 기록해 보관해 둔게 열권이 넘는데, 1년 동안 쭉 써야할 다이어리를 고르는 그 일이 연말이면 참 중요한 일이었는데 어느새 너무 모든게 달라졌다는 생각이 든다. 심지어 내가 의식하지도 못하는 사이. 무엇이 옳은지는 모르겠다. 아니, 본인의 삶을 기록하는 방법에 있어 각자 선택하기 나름이지 옳고 틀린게 있지도 않겠지만 적어도 예전 아날로그의 기록법이 조금 그립고 아쉬운 건 사실. 과거지향적 성향이 있는 내겐 딱 여기 블로그까지가 잘 맞는 수준인 것 같다. 블로그는 과거의 기록들을 다시 돌아보기에 제법 좋으니까. 어쨌든 아무리 오래 비워둬도 내겐 참 소중한 기억들이 기록된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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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이면 예원이가 벌써 Primary에 입학한다. Loreto College에서는 내년 입학생들을 위해 11월에 connection program도 참가하라고 메일이 왔다. Connection Program은 아이들이 새 학기가 시작될 때 낯설지 않게 하기 위해 입학 한텀 전에 미리 학교 생활을 경험해 보게 하는 것. 예원이는 지금 다니는 프리스쿨이 Loreto Early Learning Centre라 프리스쿨 안 가는 수요일로 전부 날짜가 잡혀 있다. 그리고 11월 5일에는 Parents' information evening이 있다. 가서 학교 스태프들이랑 교장도 만나고 여러가지 학교 관련 정보도 듣고 오는 날. 예원이 메디컬 관련 디테일도 다 적어 보내고, 혹시 아이가 학교에서 몸이 좀 안 좋을 때 주는 약도 약 한가지 한가지 다 따로따로 부모가 줘도 된다는 확인서를 제출해야 하더라는. 아무튼 아직 입학도 안 했는데 서류 한무더기 적어 보냈다.
호주에서 예원이를 낳아 기르면서... 아이 아이를 임신했을 때부터 가장 걱정이 되었던 건 내가 단 한번도 경험해 본 적 없는 전혀 낯선 환경에서 아이를 키워야 한다는 점이었다. 게다가 내 성격이 워낙 소심하고 내성적인 편이라 더 걱정이었다. 매번 아이가 새로운 단계로 한발 나아갈 때마다 나는 몇 배는 더 긴장하고 준비해야 한다. 학교에 입학을 해도 예원이는 예원이대로 학교 생활에 적응해야 하겠고 나는 또 새로운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잘 적응해야 할텐데 호주 교육문화, 환경, 학부모들의 성향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다보니 사실 좀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다. 여기 저기서 주워 듣고 짐작할 뿐이지만, 학교마다 분위기가 또 다 다른 것 같다.

그리고 사실 저 꼬맹이가 학교에 가면 공부를 제대로 하긴 할까 싶다. 맨날 노는 것만 너무 좋아하는 우리 따님. 저렇게 노는 게 좋은데 공부는 어찌 하실라나... ^^;; 그래봐야 내년엔 리셉션이다. 더 신나게 더 놀거라 딸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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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부터 쭈욱 날씨 참 애들레이드 답지 않다. 겨울이 우기라 비가 많이 오는 거야 사실이지만 비가 와도 너무 왔고, 참 일찍 추워져서 쭉 오래도 추웠다. 예년이면 이 맘때면 이미 거의 여름 날씨 맛보기 하고 있을 시기인데 어제는 잔뜩 흐리고 기온도 제법 낮은 편이었고 며칠 전엔 Mt. Loffty에 눈도 왔닸다. 정말 unpredictable한 날씨. 올 여름은 또 얼마나 더울라나... 비치나 신나게 데리고 다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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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오면서 전에 쓰던 책장을 치워버리고 다시 사려고 했는데 도대체 지난 5년 동안 짐이 얼마나 는 건지 책장 둘 자리가 마땅치 않아 책을 안 풀고 그냥 박스에 넣어 안방 드레스룸 구석에 쌓아 뒀다. 한동안 그냥 도서관에서 책 빌려다 읽기도 하고 이사하고 이상하게 책을 잘 안 보게 되었는데 한글 책 보고 싶네. 한국에 새로 신간 나온 것들도 입맛 당기를 책들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저번엔 작정하고 알라딘에서 예원이 책이랑 내 책 한무더기 골라 주문하고 결제하려니 자꾸 결제 오류가... 결국 몇시간 씨름하가 성질나서 다 취소해 버렸다. 알라딘은 처음 인터넷으로 책 사기 시작할 때부터 쓰던 곳이라 한번 쓰던 걸 자주 갈아치우지 못하는 내 성격 탓인지 여이 와서도 한국 책 살 땐 항상 사용하던 곳인데 다음엔 예스24에서 다시 주문해 봐야겠다. 책 살라다 성징 버릴 뻔 했더랬음.

예원이가 슬슬 한글에도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아서 조만간 한글 가르치기도 시작해야 할 것 같아서 한글 교재도 좀 사야할 것 같고. 아직 영어도 제대로 읽고 쓰기는 안되는데, 프리스쿨에서 파닉스 시작한 거 쭉 보면 내가 공부하던 거랑 달라도 너무 달라서 예원이 영어 공부에 도움을 주기가 참 쉽지 않다. 저번엔 예원이가 그림 그리고 "This is a ~~" 이런 식으로 글씨를 써서 책을 만들어 프리스쿨 선생님한테 보여주겠다고 가지고 갔는데 거기 헬리콥터가 있었다. 당연히 예원이가 쓰기엔 어려운 글씨임에도 꼭 그 그림을 그리고 써 가고 싶어해서 내가 알파벳을 불러주고 예원이는 그걸 받아 적어 가지고 갔더니 그렇게 하지 말라는 선생님의 말씀. ㅜ.ㅜ 바른 스펠링을 무조건 가르치려고 하면 나중에 creative writing을 시작할 때 아이들이 스펠링 틀리는 걸 두려워해서 글쓰기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나... 아이와 같이 헬리콥터라는 단어 소리를 내 보면서 하나씩 아이가 알파벳을 생각해서 썼을 때 예를 들어 그냥 "hlicopt" 뭐 이런 식으로 만들어 놔도 잘 했다고 일단 칭찬을 해 주면서 인커리지 해주란다. 참 중요한 충고를 들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엄마 노릇 참 어렵다 어려워. 엄마는 영어 그렇게 안 배워서 그런 거 몰랐다 예원아...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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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 시드니에서 친구들이 온다. 바쁜 주말이 되겠구나....
거의 2년 만에 만나는 친구들이라 온다는 소식 들으니 참 반갑더라. 예원양 이번엔 낯 전혀 안 가리겠네. 
지난 번에 봤을 때 하루 종일 낯가리고 울다가 갈 때되서 겨우 친해지니 헤어져야 했었다는... ㅋㅋㅋㅋ
애들도 예원이 성격이 느무 달라져 있어서 놀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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