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메이커를 사고 싶어 한지는 벌써 어언 2년이다. 처음 호주 와서 쓰다가 전부 왕창 바꾸지 뭐..하는 마음으로 사흘만에 대충 후다닥 살림 장만을 하고 4년 반동안 쭈욱 그때의 생각없는 구매를 후회하고 있는지라, 뭔가 사고 싶은게 생겨도 내가 콕! 찍은 그 물건이 없으면 안 사고 버티는 경향이 심하게 생겼다. 그러다 꼭 1년 전, 그러니까 작년 여름 시작될 무렵 General Trade에 Ice-45가 들어왔기에 그래도 Cuisinart인데 살까 어쩔까 일주일 넘게 고민하다 아마존 리뷰가 워낙 별로고 예원이도 아직 아이스크림은 안 먹을 때라 안 사고 또 1년을 버텼는데, 요즘은 예원양이 아이스크림을 너무 사랑해서 정말 고민이었다. 사 먹이자니 꺼림직하고, 안 먹이자니 달라고 성화인데다 날이 더워 좀 시원한 간식도 필요하고... 그래서 좀 알아볼 겸 일요일 시티에 나가 시티 입구 제너럴 트레이드에 먼저 들렀는데 ice-20이 있다. 나는 그마나 그것도 너무 반가워서 출시된지 좀 된 기계라도 다른 거 없음 이거라도 산다는 마음으로 데이빗 존스에 갔는데 아주 멋들어지게 내가 찍은 바로 요 녀석이 디스플레이 되어 있는 거지. 아들레이드는 소도시라 그런건지 그간 Cuisinart 제품은 푸드 프로세서, 믹서를 제외하곤 정말 구경하기 힘들었는데 이번에 가니까 단 2주 만에 Cuisinart 제품이 쫙~ 깔린거다. 심지어 전기 압력솥까지 들어왔더라. 매니저 말이 얼마 전에 끝난 Master chef 때문에 인기가 높아져서 많이 들여 놨단다. 암튼, 그래서 일단 ice-30을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쁘건만 게다가 15% 세일에 추가 비용 없이 warranty는 3년. 훌륭해 훌륭해!! 당연히 얼른 샀지.
남편의 한 손에는 15% 세일 받은 아이스크림 메이커를, 다른 한 손에는 30% 세일 받은 스토케 하이체어를 들려 돌아오는 길은 아주 발걸음이 가벼웠지. 심지어 그 날 워낙 더운데 돌아다니다 보니 예원이가 우리 진을 다 빼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

오자마자 한번 씻고, 볼은 냉동실에 얼려두고 다음 날 아침 집에 있던 플레인 요거트, 우유, 생크림, 아가베 시럽으로 간단하게 바닐라 프로즌 요거트 만들었는데 완전 맛있다!!!! 달지 않고 시원하기 그지 없고.. 주방 한쪽에 폼 잡고 있는 이 녀석 토닥토닥 한번 예뻐해줬다. 집에서 만드니 들어가는 재료 다 내 손으로 좋은 거 골라 넣을 수 있어서 예원이 아이스크림 먹이면서도 어찌나 마음이 편안한지. 그래도 아이스크림인데 단 맛을 아예 뺄 수는 없고 예원이 먹일거라 설탕은 아예 안 넣고 그나마 아가베 시럽으로 대체해 넣었는데 아주 훌륭하다. 유기농 요거트가 좀 남아서 오늘은 지난 주에 사다 두고 쭈욱 냉장고 구석에서 잠 들어 있던 망고를 넣고 망고 프로즌 요거트를 만들어 볼 예정. 예원이 이제 아이스크림 절대 안 사 먹인닷!

훗훗... 포스팅 하다 생각해보니 참 우습다. 사람 참 알 수 없는게... 난 결혼 전에 내가 이렇게 주방 가전 욕심이 많아질 줄 몰랐다. 그냥 놀이 수준이지만 어쨌든 베이킹도 하고 요리도 이것저것 하는 것도 결혼 전 나를 알던 지인들은 다들 매우 놀라워 하는 일이고 말이다. 에고.. 나도 나를 몰랐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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