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원이 낮잠 재워놓고 책 좀 뒤적거리다가 잡고 있는 책이 영 마음에 안 차 컴퓨터를 켰다. 햇살 뜨거운 여름 오후를 집에서 보내고 있으려니 시원한 바다 사진이 눈을 끈다. 사진 폴더를 뒤적이다 하늘도 땅도 참 시원하게 펼쳐진 모양새가 마음에 들어 한장 골라 봤다. 익스플로러를 열고 나를 위한 웹서핑을 좀 즐겨볼까 싶어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책 구경도 하고 영화 기사도 뒤적거리고, 대학친구들, 대학원 선후배들 블로그 홈페이지도 오랜만에 둘러보고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댓글도 몇자씩 남겨보고... 친구에게 메일이라도 좀 써보려고 gmail 로그인 페이지를 열었더니 갑자기 먹통이다. 그래서 그냥 여기, 이곳에 들어왔다.
예원이가 돌을 넘기고, Child Care Centre에 application도 넣고 나니 이제 나도 다시 슬슬 워밍업을 해야할 때가 되었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요즈음이다. 며칠 전에는 요즘들어 부쩍 읽고싶은 책들이 있어 인터넷으로 왕창 주문했다. 얼른 도착할 날만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늘 그렇듯이 머리 속에선 해야하는 일, 하고 싶은 것들이 차고 넘치는데 게으른 게 문제다.
우리는 어떤 일이든 그 일을 실제로 하면서 배운다. 집 짓는 기술자가 되려면 집을 지어봐야 하고 하프 연주자가 되려면 하프를 연주해야 한다. 바라는 어떤 사람이 되려면 그에 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 용감한 행동을 해야 용감한 사람이 되고 자기를 절제하는 행동을 해야 자기를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 된다. - 아리스토텔레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 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빈센트 반 고흐
나의 게으름과 나태함에 대해 늘 스스로 채찍을 휘두르며 살아야겠다는 요즘, 마음으로 늘 되뇌이고 있는 구절들이다. 그러나 회초리가 되어줌과 동시에 무척 힘이 되는 말이기도 하다.
오늘 같은 날은 조용한 갤러리를 거닐며 몇 시간이고 그림 구경을 하거나, 시원한 도서관에 앉아 책이나 뒤적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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