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그러니까 꽤 오래 내 몸 군데 군데 쓸데 없는 살이 붙고 있다는 신호가 느껴지기 시작했으나 겁이 나서 애써 무시하고 있었는데... 오늘 샤워를 하면서 이건 아니다 싶어 몸무게를 확인했더니. 아... 슬퍼. 전성기 몸무게에서 5kg 정도 밖에 차이가 없다. 전성기 몸무게라 함은 남들은 꽃처럼 핀다는 20대 초반, 술, 사람.. 그리고 그 둘이 함께하는 술자리에 맛들어 거의 매일 저녁 선배들 친구들과 부어라 마셔라 했다던 그 시절의 술살 가득하던 몸무게란 말이닷. 그리고 먹으면 살로 가는 사람들은 알 것, 5kg 찌는게 얼마나 순식간인지... ㅠ.ㅠ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서 심각하게 다이어트 결심. 일단 예원이 방학 중이라 주기적으로 내 페이스에 맞춰 운동하는 건 쉽지 않고 식단 조절이 제일 먼저 시작되어야 할 방법인데 이게 또 고민. 작년에 살 좀 빼보겠다고 한 3주 넘게 무식하게 풀만 먹고 살다가 심각하게 빈혈이 와서 출근한 샘물 불러다 놓고 난리를 친 경험이 있어서 그건 좀 아닌 것 같고. 결국 그거 회복하느라 3주간 빠졌던 4kg 고스란히 다시 몸에 붙이셨음. 암튼 그리하야 일주일에 최소 두번은 고기 섭취를 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처음 경험해보는, 정말 가만히 누워 있는데 세상이 빙빙 돌아가던 그 경험, 다신 하고 싶지 않다. -_-;;;

일단 지금 결정은....
1. 하루 세끼 제 시간에.
2. 초콜렛, 케잌 등 달다구리 간식 끊기.
3. 라면 등 인스턴트 누들 류 안 먹기.
4. 저녁 6시 이후 음식 섭취 금지. (요거 약간 고민이다. 샘물이 퇴근하고 와서 저녁을 먹으면 아무리 빨라야 저녁은 6시 전에 먹는게 불가능한데 세식구 마주 앉아 오순도순 밥 먹는게 저녁 한끼인데 어째야 할지....)
5. 와인 안 마시기. 맥주......일주일에 두병 정도는 때에 따라 좀 봐 줄까 싶기도 하고 요것도 고민 중.

아.... 몰라 몰라. 
오늘 밤에 좀 고민해 봐야겠다. 이왕이면 지킬 수 있는 걸로 말이지.
무리하게 이것저것 계획했다가 작심삼일 하고 마느니 내 물러터진 성격을 잘 파악하고 목표를 정해야지. 


 
암튼, 오늘, 매우, 씁쓸함. 그리고... 죄책감 장난 아님. ㅜ.ㅜ

내일 대선 결과 제발, 제발 기분 좋은 소식이었으면 좋겠다.
그게 아니라면 나, 내일.... 술... 퍼 마시고 싶어질게 분명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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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일 CPA 컨퍼런스가 있어서 회사로 안 가고 아침에 바로 시티로 간 남편이 강연 하나 끝나고 전화를 해서 시티에 경찰 장난 아니게 많단다. 바로 애들레이드에 힐러리 클린턴이 와 계시기 때문. 지금 인터컨티넨탈 15층에 있다는데 예원이 아니었음 재수 좋으면 직접 얼굴이나 한번 볼까 하고 시티 나가 어슬렁 거릴 뻔 했다. ^.^ 몇 주 전에는 찰스랑 파멜라가 왔다더니 요즘 애들레이드에 명사들이 자주 방문해 주는구나. 힐러리는 힐러리고 나는 오늘따라 무지 암 것도 하기 싫은 날이라 엠마 프리스쿨에 데려다 놓고 바로 집으로 직행해서 아침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잉여짓 중. ㅋㅋㅋ 뭐... 이런 날도 있는게지... -_-;;;

오늘은 하늘이 좀 꾸물거리긴 하지만 여튼 날씨가 안 추우니 아이들 놀기가 너무 좋다. 예원이의 요즘 주중 일과는.... 프리스쿨, 3시에 끝나고 나오면 집에 바로 오는 법 절대 없이 학교 마당에서 친구들이랑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가비얍게~ 뛰어 놀아 주시다가 집에 오는 길에 그것도 부족하다고 집 근처 놀이터 가자고 그래서 집에도 안 들리고 일단 놀이터로 직행. 거기서 또 30분에서 1시간. 집에와서 씻고, 가볍게 과일로 간식 먹고 엄마 저녁하는 동안 TV시청 잠시 해 주시다가 저녁 먹고 아빠랑 몸으로 놀다 책 읽고 아쉬운 마음 뒤로하며 잠자리에 들기. 아... 애 에너지에 맞춰 놀아주자니 체력이 모자라. 보약 먹어야 할 지경이다. 학교 들어가면 좀 나아지려나? 흠... 학교 아침 8시 15분까지 가야 하는데... 사실 완벽하게 올빼미형 인간이었던 나는 9시에 맞춰 프리스쿨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 아침이 정말 바빠지겠다. 브레인푸드, 리세스 때 먹을 간식에 런치까지 준비해 보낼려면 난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 거지? ㅜ.ㅜ 암튼 주말이라도 아무 일정 없는 날이 일주일에 하루는 있어야겠다 싶어 매주 토요일이던 수영레슨을 평일로 옮겼다.

참참참~ 엊그제 처음으로 혼자 책 한권 읽기 성공하심. 오~~~~~ 물론 가장 기초적인 한 12페이지 정도 되는 작은 책이었고, 쓰여진 단어들도 frequent words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파벳 3-4개로 이루어진 책이긴 했으나 혼자 읽어내심. 난 문자교육은 최대한 늦게, 꼭 시작해야할 때 시키려 했기 때문에 열심히 책 읽어주는 것 말고는 가르친 적이 없는데 프리스쿨 가서 맨날 놀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뭔가 배우긴 배우나보다. ^^ 언젠가부터 먼저 물어볼 때 물어보는 것까지만 일단 알려주고 그 이상 뭔가 아이가 '학습'으로 생각할만한 행위는 의도적으로 피했다. 지금은 자유롭게 놀 나이. 놀면서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몸으로 익혀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어른들 눈엔 짧고 간단한 책이건 어쨌건 혼자 한 권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줬던 듯. 알파벳 각각의 소리는 대충 다 알지만 단어를 봤을 때 그 각각의 소리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건 좀 어려워하는 것 같더니 그 원리를 대충 이해한 듯하다. 그 이후로는 내가 책 읽어줄 때도 읽어주는 걸 멈추게 하고 자기가 혼자 읽어보려고 하곤 하는데 흐흐... 내 자식이라 그렇겠지만 뭔가 스스로 해 보려한다는, 그게 왜 그리 기특한지.

예원아,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엄마랑 한글 시작하자. 그래도 한글은 알아야 하지 않겠니? 네가 좋아하는 한글 책들도 많고.... ^^

저녁 7시 놀이터 앞 잔디에서 비누방울 가지고 노는 중. 해가 길어져서 늦은 시간까지 날이 훤하다. 저녁 일찍 먹고 산책하면 딱 좋아.

 

프리스쿨에서 놀이터로 슝~~~ 2년간 정든 유니폼도 이제 4주 뒤면 안녕이구나. 우리 딸이 처음 입은 유니폼이니 엄마가 깨끗하게 빨아 잘 보관해주마.

 

어제 아빠 데리러 회사 앞에 갔다가 고 새를 못 참고 차에서 내려 또 폴짝거리고 뛰고 있는 딸.


사진 세 장 모두 카스에 올리느라 아이폰 포토원더인지 뭔지 하는 앱으로 붙여 만든건데
컴퓨터로 옮기니 화질이 영~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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