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방학이다. 정신이 하나도 없이 11주가 훌떡 지나가 버린 기분이랄까.

예원이 방학을 기준으로 1년을 4분기로 끊어 살게되니 1년 흘러가는게 더 빠르게 느껴지는 것 같다. 실은 이제 나이를 먹어 시간이 더 빨리 가는 느낌이 드는 것 일수도 있겠지만.

연초에 주니어스쿨 최고참 6학년이 된다고 리더뱃지 받아들고 뿌듯해 하던 딸래미 본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1학기 다 마무리하고 방학이라니. 지난 학기 내내 수영 다니느라, 학교 HASS Project 때문에 늘 바빴던 우리 딸. 학교 가는 게 너무 좋은 아이라 늘 방학이면 아쉬워하긴 하는데 그래도 잠도 좀 푹 자고 잘 쉬면서 방학 보내게 해 줘야지. 2학기에는 Debating도 시작하고, 새로운 HASS Project가 또 주어질테고, 큰 배역을 맡진 않았지만 그래도 Junior School Musical 연습도 아마 시작될테고, Netball winter season도 다시 시작이고, 수영 대회도 몇가지 또 있고... 또 정신없이 가겠구나. 

학기 중에 내내 집에서도 숙제며 뭐며 할 게 많아 실컷 책을 못 읽은 딸은 방학 때 책 읽을 계획만 잔뜩 세워뒀네. 공부할 계획 따윈 1도 없으신 듯하다. ㅋㅋㅋ 

나도 같이 책도 좀 많이 읽고, 글도 쓰고, 영화도 몇편 같이 보고 그래야겠다. 저학년 때는 방학 때 아이가 지루할까봐 빽빽하게 계획 세워 플레이 데이트며 각종 school holiday program들을 찾아 예약해두고 그랬는데 이젠 짧은 방학 동안 잘 쉬는 게 최고인 것 같아서 안 그런다.

이제 4월이 되니 아침 저녁으로 날씨가 제법 으슬으슬하다. 파자마도 긴 옷으로 바꿔 입었고, 이불도 두툼하게 덮어야 밤에 춥지 않다. 아침에 거실로 나오면 추워서 덧입을 옷을 찾게 된다. 지난 여름 그렇게 지독히도 덥더니 시간이 흐르니 역시 계절은 바뀌는구나. 세상엔 세월을 이길 수 있는 건 정말 아무것도 없다. 

올 겨울엔 우리 식구 모두 감기 안 걸리고 잘 보냈으면 좋겠네. 그리고 비가 좀 많이 왔으면 좋겠다. 지난 겨울부터 쭉 남호주는 가뭄이 너무 심해서 걱정이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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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로그인을 하고 보니 올 여름, 그 지독한 더위에 대해 한마디도 안 써놓은 것 같아서...

시간은 지나고 이제 3월이라 선선한 바람이 불고 최고 기온은 24-8도 언저리 최저기온 20도 아래인 딱 쾌적하고 지내기 좋은 날씨이지만 고작 5주 전 애들레이드는 진짜 미친 듯이 더웠다. 날짜도 안 잊는다, 2019년 1월 24일!!! 사실 그 주가 내내 40도에 가깝거나 넘는 더운 날씨였는데 그 날 애들레이드는 공식적으로 1939년 이후 최고기온 기록을 갱신했단다. 기상청 공식 기록으로 애들레이드 CBD가 46.9도. 우리 동네는 CBD에서 고작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데 여기도 47도 넘었었다. 어느 남호주 내륙 지역의 시골 마을 한 곳은 49도 넘게까지 올라갔단다. 애들레이드 힐 어느 동네에선 쿠키 반죽을 만들어 케익 판 안에 나란히 깔고 전자렌지에 있는 유리 바닥으로 뚜껑을 덮어 백야드 햇살 아래 4시간 두었더니 쿠키가 아주 잘 익어 있었다는 뉴스도 봤다.

처음엔 그렇게 심심하고 정이 붙질 않아 힘들었는데 살면 살수록 나는 애들레이드가 점점 편안하고 좋아진다. 일단은 안정적인 직장이 여기 있고, 아이 교육 시키기도 좋고, 호주 내에선 비교적 리빙 코스트도 적게 들어가는 편이니까. 그런데 정말 딱 하나 갈수록 너무 싫은 게 애들레이드의 여름이다. 안 그래도 추위보다 더위를 싫어하고, 한국에서도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좋아하는 계절이었는데 여기 여름은 더워도 너무 덥다. 지난 한국의 여름이 94년 나 고3때의 기록을 깼다고 하길래 여름 시작되기 전부터 좀 불안하긴 했는데 이렇게까지 더운 날을 경험하게 될 줄은 진짜 몰랐다. 그래도 그러고 나서 한 한달 시원한 편이었는데 2월 마지막 주에 한번 또 쨍 하게 덥더니 이번 주는 살만하다. 설마 이제 3월인데 또 더운 날은 없겠지?! 그러기 바람~ ㅠㅠ

 

@ Goolwa Bea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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