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연말 시즌이면 입에 달고 사는 말이지만 정말 연말기분 안난다. 한국에선 이맘 때면 새해 맞이 준비로 괜시리 설레고 생각도 더 많아지고 이래저래 모임들도 많고 암튼 북적북적 정신없이 지냈던 것 같은데 늘 그렇고 그런 하루하루다. 그래도 4년이 지나면서 조금 달라진 건 이제 이런 심심하고 별일 없는 연말 기분에 익숙해져서 더이상 뭔가 허전하다거나 아쉽다는 기분이 안들게 되었다는 것 정도랄까?!

한국은 무지 춥다던데, 올해 12월 이곳 날씨는 비교적 괜찮은 편이다. 작년엔 12월 31일에 너무너무 더워서 엄마도 진짜 힘들어 하셨었는데 연휴에 잠깐 좀 덥더니 어제부터 선선해져서 오늘은 오전에 비도 좀 뿌렸다. 슬쩍 두렵기도 하다. 도대체 내년 1,2월에 얼마나 지독하게 더워주려고 이러나 싶어서... 암튼, 아들레이드 여름은 마음을 놓을 수가 없다. 예원이는 땀도 많은 편이고 더우면 아무래도 밤에 잠도 잘 못자고 하다보니 짜증을 부리는 편이라 더 걱정이다.

올해는 그래도 예원이가 좀 커서 작년 연말에 비하면 좀 마음의 여유가 있는 편이다. 작년 연말은 예원이 낳고 딱 한달쯤 되었을 때라 몸도 힘들고, 더운 것도 적응 안되고, 임신 기간 내내 줄곧 너무나 잘 하던 샘물은 애 낳은 건 나였구만 자기가 출산 후유증을 겪는지, 갑자기 생뚱맞은 호르몬 변화가 있었는지 산후조리 기간에 짜증을 부려대서 그것도 왕창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나는 아직도 울 엄마한테 너무너무 미안하고, 앞으로도 평생 쭈욱 미안할 것 같다. 늘 그때 생각만하면 진짜 울컥 울컥 한다니까... 그러니 올해는 그때에 비하면 참 평온한 나날이지...

어쨌든 올 1년 우리 예원이 별탈 없이, 크게 아팠던 곳도 없이 무사히 한살 먹어줘서 그게 제일 고맙고 뿌듯하고 행복한 일이다. 내년엔 가족 모두 건강하길... 건강이 최고다. 엄마 허리 치료 받으시는 거 효과 왕창 있어서 좀 안 아프셨으면 좋겠고 그래서 예원이 보러 호주 오시면 산후조리하면서 고생하신 거 반의 반만이라도 좀 보답해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고, 편찮으신 시어머님도 더욱 쾌차하셔서 후년 쯤엔 아버님이랑 호주에도 한번 다녀가실 수 있게 되셨으면 좋겠다. 결혼하고 4년인데 멀리 살다보니 제대로 며느리 노릇 한번 못하고, 올해 초에 많이 편찮으실 때도 아무것도 못해서 늘 그게 너무너무 마음에 걸린다.

예원이는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쑥쑥 잘 크는게 제일 바라는 일이고, 샘물도 아픈데 없이 건강하고 하는 일 모두 별 문제 없이 잘 풀렸으면 좋겠다. 나는, 좀 더 육아에 능숙해져서 애도 애아빠도 나 자신도 좀 덜 고생시키는 엄마가 될 수 있길. 일단, 2009년까지는 이런저런 다른 생각없이 좋은 엄마, 좋은 아내되기에 노력하기로 맘 먹었다. 그러니 마인트 콘트롤 잘 해서 쓸데 없는 잡념과 욕심으로 스스로 스트레스 받는 일을 만들지 않도록 노력하는 게 중요하다.

열심히 살아 행복한 2009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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