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쏟아질 듯 비가 뿌리더니 금세 개었다.
변덕스런 아들레이드의 겨울.
여기선 흔치않은 세찬 빗줄기를 보고 있으려니, 한국 생각이 문득 났다.
비 쏟아붓던 어느 여름 날의 안동 여행.
운전하기가 무서울 정도였던 날씨였다.
그 애를 쓰고 내려갔는데 봉정사 극락전은 보수 공사 중이었고, 병산서원 가는 길은 내린 비 때문에 말이 아니었다. 그 길을 헤치고 도착한 병산서원은 고요함이 그리워 일부러 찾았더랬는데, 쏟아진 비 때문인지 보수공사 때문이었는지, 전에 느꼈던 평화로움은 간 곳 없었고 분주한 사람들 손길로 어수선했다.
결국은, 뜬금없이 경주로 향했던 그 여행.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보다가, 문득 그 여행이 떠올랐다.
그리고 잠시 생각했다.
몇 년이 지난 뒤 다시 찾았을 때, 어떤 모습이더라도 참 반갑고 반가울 거라고.
그 곳이 어느 곳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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