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만에 내리는 비 다운 비인지 모르겠다.
어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해서 왠일로 지금 이 시간까지도 쭈욱 내려주고 있다.
오랜만에 공기에서 느껴지는 촉촉한 기운이 어찌나 상쾌한지 모르겠다.
뒷뜰에 나갔더니 촉촉하고 시원한 공기가 유칼립투스 향을 가득 머금고 있다.  
가슴 속까지 확 뚤리는 기분이구나.
아- 행복하다.
오늘은 그야말로 행복, 뭐 별건가 싶은 날이다.
난 한국에서도 비 오는 날, 눈 오는 날을 참 좋아했지만,
아들레이드의 비 오는 날은 한국에서의 느낌에는 비교도 안 되는 것 같다.
비 오는 날이면 온통 공기가 기분 좋은 허브 향기들로 가득 찬다.
특히 오늘처럼 아침에 문을 열고 뜰에 나갔을 때 코끝을 자극하는 유칼립투스의 향은 마치 천국같다.
암튼, 비 오는 날은 온 몸이 다 정화되고, 정신이 맑아지는 기분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리는 건 비도 눈도 심지어 몇번 보진 못했지만 우박도 좋은데(신기해서 ^^; ),
몇개월을 너무 짱짱한 하늘 아래서 지냈다.
이제 여름도 다 갔으니 아들레이드에도 우기가 시작될테고 앞으론 종종 비가 내려주겠지.
올 여름 무척 덥고, 게다가 비도 없었으니 올해 와인들은 꽤나 맛나겠구나.
연말에 2007년산 와인이나 여러병 사다 쟁여 둬야겠다. :)

뒷뜰에 앉아 음악같은 빗소리 들으며, 상큼한 유칼립투스 향을 맡으며
내 빨간 찻잔에 따뜻한 레이디 그레이를 한가득 우려 마셨으면 좋겠는데,
꾸욱- 참아주고 있다.
아쉬운대로 차 주전자나 감상해야지.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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