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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가 때이다 보니 지난 몇개월 동안 한국 뉴스에 늘 촉각을 곤두세우는 게 습관처럼 되었다.

선거 후에는 인사가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해서 수시로 한국 포탈사이트를 둘러보곤 하는데...

조금 전 속보라며 대통령이 아베랑 통화하다가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합의'를 정서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니 시간이 필요하다고 했단다.

재협상을 하겠다는 것도, 협상을 폐기 한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해야 할 말 한마디 했다는 뉴스인데

이게 뭐라고 나는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대체 그동안 우리는 어떻게 살았던 거냐?!

문재인 대통령의 과거 사진들이 자꾸 여기저기서 보이는데 그 안에 노무현 대통령이 자꾸 자꾸 보인다.

그 모습 볼 때마다 미안하고 보고싶다. 사진 속에서가 아니라 진짜 둘이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을 봤으면 좋겠다.

내가 그 정부의 정책에 공감하고 혹은 적극적으로 지지나 찬성을 하느냐 안하느냐의 여부와 상관없이

대통령으로 기꺼이 부르고 지도자로 인정할만한 대통령을 가진다는게 정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지난 9년간 너무 잘 알았다.

그래서... 멀리서라도 꼭 마음 깊이 응원하고 지지해 주련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허무하고 비참하게 잃지 않게 꼭 지켜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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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낮에 민정수석, 인사수석, 총무수석 등등의 인사발표 기자회견 보다가

조국 교수님의 "민정수석은 검찰 수사를 지휘하지 않습니다"하는 단호박 대답에 빵 터졌다.

기자들도 공부 좀 하시길... 질문들이 다들 좀 그렇더라.

 

 

 

지난 두번의 대선이 있던 직후 참담했던 마음을 이 블로그에 적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엔 그런 참담한 기분, 실망스럽고 답답한 마음으로 글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 정말 다행스럽다.

지지율이 높아 문재인 대통령(!)이 될 거라 예상은 했지만 깜깜이 선거 기간에 보수층 결집이 무섭다는 얘기도 있고 해서

과연 2등이 안철수일지 홍돼지일지 많이 궁금했다.

돼지발정제가 2등을 해서 매우 빈정상하긴 했지만 그 약25%는 후보가 어떤 똘아이 짓을 해도 어쩔 수 없는 거니 그냥 무시하고

어쨌든 대선 잘 마쳐서... 대통령 당선되고 이런 기분 오랜만이다.

앞으로 정말 힘들게 분명해서 걱정도 많이 많이 되지만 일단은 다행이다!

앞으로 국회에서 자유한국당이랑 국민의당 놈들 떼쓰기 정치하는 놈들 진짜 가만 안두고 싶은데 어쨌든 나는 투표 못하니까 계속 열만 받아하겠구나..

문재인 대통령! 이름 뒤에 기꺼이 대통령을 붙여 부르게 되는 대통령을 9년만에 갖게 되다니.

 '새시대의 첫 차가 되고 싶었으나 구시대의 막차가 되었다'고 하셨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오늘 내 페북 담벼락에서 보았다.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9년을 정리하느라 (심지어 이 일도 얼마나 많은 벽에 부딪혀야 할지 벌써 상상이 된다)

'새 시대의 첫차'가 되기는 어려울지 모르겠지만 꼭 새 시대 첫차가 출발할 수 있는 정거장은 되어줬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은 좀 덜 힘든 세상에서 살 수 있게 해줘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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