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마가 무지무지 보고 싶어해서 개봉하자마자 바로 보러 다녀왔던 영화. 2015년 멜번컵 우승 기수인 미쉘 페인의 이야기를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다.

호주에선 멜번컵이 엄청 큰 행사인데 몇년 전에 멜번에 있는 로레토 졸업생이 우승을 했다고 엠마 학교 SNS에서 본 기억이 있었다. 나야 뭐 경마엔 관심도 없고 아는 것도 없어서 잘 몰랐는데 대단한 일을 해 낸 사람이었다. 경마는 여성 기수에 대한 벽도 높고, 낙마로 인해 굉장히 심한 부상도 이겨내고 이룬 일이었다는... 보는 내내 이 사람이 놀라웠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라 그랬는지 연출이 드라마틱하지도 않았고 약간 뚝뚝 끊기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 사람 인생에 걸친 도전 자체가 워낙 스펙타클한 드라마라 연출을 이렇게 건조하게 하지 않았으면 너무 넘치는 영화가 되었겠다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지난 주에 엠마가 편도선염이 있어서 이틀을 학교에 못 갔는데 이틀째 날 집에만 쭉 있으면 심심해 할까봐 영화나 하나 보러 다녀올까 해서 본 영화. 1편도 그랬지만 나는 개인적으로 별로 재미도 감동도 없는 영화다. 스토리도 별로, 내가 좋아하는 배우들이 나오는데 그들의 캐릭터도 별로다. 그래서 실은 적어두고 싶은 말도 없긴 하다. 근데 이 영화에 나오는 왕이랑 왕자는 대체 뭐하는 사람들이지? 내내 누워있다 일어나서 대뜸 왕자에게 네가 이 통합을 만들어냈다 뭐 이런 대사를 날리는데 실소가...   사실 엠마도 그다지 좋아라하는 시리즈는 아닌데 지금 개봉중인 영화 중에 볼만한 다른 영화가 안 보였다. 여기 안 적고 넘어가도 될 영화인데 워낙 최근에 본 영화라 포스팅 창 연 김에 그냥 몇 자 끄적....

그래도 영화가 뭐든 딸이랑 둘이 극장 가는 건 다 좋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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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엠마는 3박 4일 캔버라에 다녀오고, 이번 주엔 옆지기가 또 3박 4일 멜번 출장으로 집을 비웠다. 한 사람 자리 비우는 건데 진짜 조용하다. 예원이 없을 때야 말할 것도 없지만 왜 때문에 시끄럽지도 않은 남편이 없는데 집이 조용한 걸까? 잔소리꾼이 없어서 그런가? ㅋㅋㅋ

엠마는 3학기 진짜 힘들게 보냈다. 개학 하자마자 뮤지컬 공연했고, 그와 동시에 6주간 TOM 준비하고 9월 첫 주 일요일에 드디어 끝났고, Poetry Comp.도 열심히 준비하고 역시 9월 첫 주 수요일에 입상도 하면서 잘 끝냈고, 그러고 바로 캔버라 다녀왔다. 하~ 매년 3학기는 참 뭐가 많기도 하다. 올해는 열정 넘치는 음악샘때문에 뮤지컬 연습과 준비과정이 재작년보다 더 힘들었던 것 같다. 게다가 TOM 준비하면서 어느 타이거맘의 지 자식에 대한 지나친 열정으로 팀원 전체와 담당 선생님 뚜껑 열리게 하고, 스크립트 전부 다 쓴 엠마는 속이 상해 학교에서 펑펑 울기도 했었나보다. 그러고 나서 결국 그 아이는 그 분쟁을 일으키고 안 하겠다고 나가버리는 바람에 예원이는 완성했던 스크립트를 총 4번이나 수정해야 했었다. 다행히 팀 담당 선생님이랑 담임 선생님이 아이를 잘 다독여주고 기운내게 해 주셔서 나는 개인적으로 참 고맙기도 했다. 뭐 이런 과정도 다 배움이긴 하다. 앞으로 이 아이가 살아갈 날들에 어디서든 팀워크를 하다보면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을텐데 좀 일찍 한가지 경험했다 치자. 그래도 금방 잘 마음 추스르고 할일 열심히 잘 해서 대견하다고 칭찬해줬다.

덕분에 스트레스를 과하게 받은 상태에다 애가 너무 피곤한 상태라 캔버라 가기 바로 직전에 얼굴 전체에 아토피 발진이 시뻘겋게 올라와서 애를 멀리 보내면서 얼마나 걱정을 했는지 모른다. 얼굴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았는지 걱정을 멈출 수가 없어서 결국 둘째날에 선생님한테 문자 보내고 그렇진 않다는 답을 받고서야 마음을 좀 놓을 수가 있었다. 걱정 많이 하고 보냈는데 다녀온 아이는 너무너무 신나고 즐거웠던 게 얼굴에 그대로 보여서 다행이다 싶었다. 가족여행으로 캔버라 갈 일은 없을 것 같아서 그래도 학교에서 데리고 가 여기저기 중요한 곳들 알차게 잘 보고 듣고 경험하고 왔다니 좋다. 저녁마다 학교에서 이메일로 아이들 일정을 업데이트해줬는데 거기서 보낸 사진들 중 대법원이랑 국회의사당에서 찍은 단체사진 두장 기념삼아 올려둬야지.

다음 주면 이번 학기도 끝난다. 그 말은 이제 짧은 4학기를 보내고 나면 우리 딸은 Senior School로 올라간다는 말. 언제 이렇게 시간이 지나갔나 싶다. 나도 40대 중반의 중학생을 둔 학부모가 되는구나. 내가 나이를 먹고 있다는 것은 늘 아이가 커가는 걸 보면서 문득문득 실감이 된다. reception부터 6학년까지가 이렇게 순식간이었듯이 금방 커서 10학년이 되고, 12학년에 되어 Uni exam을 준비할 나이가 될테고 어느새 졸업을 하고 대학을 가겠구나. 아무도 옆에서 육아에 도움을 줄 수 없는 환경에서 아이를 키워야 했기 때문에 저절로 만 11년 동안 아주 사소한 것들까지 모든 사고와 생활의 중심에 나보다 아이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내 품을 떠나 본인의 세계로 날아갈 준비를 아이가 차근차근 하고 있듯이 나도 좀 더 나만을 위한 시간을 보내는 법을 다시 익혀야겠다. 사실 나 원래 그거 참 잘 하는 사람이었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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