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내일 CPA 컨퍼런스가 있어서 회사로 안 가고 아침에 바로 시티로 간 남편이 강연 하나 끝나고 전화를 해서 시티에 경찰 장난 아니게 많단다. 바로 애들레이드에 힐러리 클린턴이 와 계시기 때문. 지금 인터컨티넨탈 15층에 있다는데 예원이 아니었음 재수 좋으면 직접 얼굴이나 한번 볼까 하고 시티 나가 어슬렁 거릴 뻔 했다. ^.^ 몇 주 전에는 찰스랑 파멜라가 왔다더니 요즘 애들레이드에 명사들이 자주 방문해 주는구나. 힐러리는 힐러리고 나는 오늘따라 무지 암 것도 하기 싫은 날이라 엠마 프리스쿨에 데려다 놓고 바로 집으로 직행해서 아침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아무것도 안 하고 잉여짓 중. ㅋㅋㅋ 뭐... 이런 날도 있는게지... -_-;;;

오늘은 하늘이 좀 꾸물거리긴 하지만 여튼 날씨가 안 추우니 아이들 놀기가 너무 좋다. 예원이의 요즘 주중 일과는.... 프리스쿨, 3시에 끝나고 나오면 집에 바로 오는 법 절대 없이 학교 마당에서 친구들이랑 짧으면 30분, 길면 1시간 가비얍게~ 뛰어 놀아 주시다가 집에 오는 길에 그것도 부족하다고 집 근처 놀이터 가자고 그래서 집에도 안 들리고 일단 놀이터로 직행. 거기서 또 30분에서 1시간. 집에와서 씻고, 가볍게 과일로 간식 먹고 엄마 저녁하는 동안 TV시청 잠시 해 주시다가 저녁 먹고 아빠랑 몸으로 놀다 책 읽고 아쉬운 마음 뒤로하며 잠자리에 들기. 아... 애 에너지에 맞춰 놀아주자니 체력이 모자라. 보약 먹어야 할 지경이다. 학교 들어가면 좀 나아지려나? 흠... 학교 아침 8시 15분까지 가야 하는데... 사실 완벽하게 올빼미형 인간이었던 나는 9시에 맞춰 프리스쿨 보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닌데 아침이 정말 바빠지겠다. 브레인푸드, 리세스 때 먹을 간식에 런치까지 준비해 보낼려면 난 몇 시에 일어나야 하는 거지? ㅜ.ㅜ 암튼 주말이라도 아무 일정 없는 날이 일주일에 하루는 있어야겠다 싶어 매주 토요일이던 수영레슨을 평일로 옮겼다.

참참참~ 엊그제 처음으로 혼자 책 한권 읽기 성공하심. 오~~~~~ 물론 가장 기초적인 한 12페이지 정도 되는 작은 책이었고, 쓰여진 단어들도 frequent words 제외하고는 대부분 알파벳 3-4개로 이루어진 책이긴 했으나 혼자 읽어내심. 난 문자교육은 최대한 늦게, 꼭 시작해야할 때 시키려 했기 때문에 열심히 책 읽어주는 것 말고는 가르친 적이 없는데 프리스쿨 가서 맨날 놀기만 하는 줄 알았더니 뭔가 배우긴 배우나보다. ^^ 언젠가부터 먼저 물어볼 때 물어보는 것까지만 일단 알려주고 그 이상 뭔가 아이가 '학습'으로 생각할만한 행위는 의도적으로 피했다. 지금은 자유롭게 놀 나이. 놀면서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몸으로 익혀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어쨌든 어른들 눈엔 짧고 간단한 책이건 어쨌건 혼자 한 권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참 큰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줬던 듯. 알파벳 각각의 소리는 대충 다 알지만 단어를 봤을 때 그 각각의 소리들을 하나로 연결시키는 건 좀 어려워하는 것 같더니 그 원리를 대충 이해한 듯하다. 그 이후로는 내가 책 읽어줄 때도 읽어주는 걸 멈추게 하고 자기가 혼자 읽어보려고 하곤 하는데 흐흐... 내 자식이라 그렇겠지만 뭔가 스스로 해 보려한다는, 그게 왜 그리 기특한지.

예원아, 내년 상반기가 지나면 엄마랑 한글 시작하자. 그래도 한글은 알아야 하지 않겠니? 네가 좋아하는 한글 책들도 많고.... ^^

저녁 7시 놀이터 앞 잔디에서 비누방울 가지고 노는 중. 해가 길어져서 늦은 시간까지 날이 훤하다. 저녁 일찍 먹고 산책하면 딱 좋아.

 

프리스쿨에서 놀이터로 슝~~~ 2년간 정든 유니폼도 이제 4주 뒤면 안녕이구나. 우리 딸이 처음 입은 유니폼이니 엄마가 깨끗하게 빨아 잘 보관해주마.

 

어제 아빠 데리러 회사 앞에 갔다가 고 새를 못 참고 차에서 내려 또 폴짝거리고 뛰고 있는 딸.


사진 세 장 모두 카스에 올리느라 아이폰 포토원더인지 뭔지 하는 앱으로 붙여 만든건데
컴퓨터로 옮기니 화질이 영~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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