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lfrid Gordon McDonald Partridge 상세보기

"Something warm, my child, something warm."
"Something from long ago, me lad, something from long ago."
"Something that makes you cry, my boy, something that makes you cry."
"Something that makes you laugh, my darling, something that makes you laugh."
"Something as precious as gold, young man, something as precious as gold."


요즘 예원이가 좋아하는 그림책에 나오는 "What's a memory?"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다. 양로원 옆집에 사는 Wilfrid Gordon McDonald Partridge라는 긴 이름을 가진 아이가 90년은 차이가 나지만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는 친구 Miss Nancy를 위해 추억을 찾아주는 이야기. 딱 어린아이 다운 방법으로 Nancy의 행복한 추억을 기억나게 해 주는데 참 사랑스럽기 그지없어서 예원이보다 내가 더 좋아하는 책이다. 그림도 참 예쁜데, 딱 "Memory"라는 단어를 내뱉을 때 마음에 동시에 느껴지는 그 온기처럼 따뜻하고 행복하다. 나는 가끔 예원이가 다른 책 읽어 달랄 때도 슬그머니 요 녀석을 가져다 읽어주곤 한다.

과거지향적 성향이 강한 나는 memory가 뭐냐는 아이의 질문에 오랜 세월을 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해 주는 저 답 하나 하나가 어찌나 가슴에 콕콕 와서 박히는지... 추억이란 건 따뜻하고, 웃고 울게 만들어주고, 소중해서.. 그래서 때로 힘들 땐 살아가는 힘이 되어 주기도 하지.

이 곳은 책 값이 한국보다 훨씬 비싸긴 한데 아이들 그림책은 확실히 여기가 더 좋다. 종이 질이나 제본, 인쇄 상태를 말하는 게 아니라 그림책의 경우 그 그림들이 상상력을 훌륭하게 자극해 주고, 그림만 봐도 정서적으로 포근하고 안정감이 느껴지는 책들이 한국보다 훨씬 많은 건 사실. 시티 South Terrace에 있는 어린이 서점에 오랜만에 한번 다녀와야겠다. 처음엔 예원이 책 고르는 게 너무 낯설고 어렵기만 했는데 슬슬 나름의 기준도 생기고 재미도 생긴다. 서점에 가면 예쁘고 마음에 드는 그림책은 너무너무 많은데 비싸다보니 다 살 수가 없어 신중하고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때로 아주 얇은 그림책 한 권이 거의 30불 가까이 하는 경우도 있다보니...

어쨌든 요 녀석은 우리가 사 준 게 아니라 마가렛한테 선물로 받은 책인데 너무 좋아!
그냥 내가 오래오래 소장하고 싶은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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